<에스콰이어 2월호>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지름

등록일 : 2008/02/14



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지름

녀석은 이름을 불러주지도 않았는데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콘딜로마. 속칭 곤지름은 항문. 성기. 구강점막 또는 피부에 발생하는 연한 피부색을 띠는 사마귀다. 한마디로 성 접촉을 통해 성기 주변에 생기는 성병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부드럽고 촉촉한 핑크빛 종기 모양으로 나타났다가 점차 버섯 또는 꽃다발 모양으로 빠르게 번지는 곤지름은 그 징그러운 외양을 제외하면 사실 크게 걱정할 만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감염은 일시적이며 정상적인 면역 체계에 의해 억제되니까. 그러나 뻔질나게 재발된다는 점이 문제. 요도에 곤지름이 생길 경우 오줌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요실금이 나타나기도 하며, 흔하진 않지만 표피내암이나 음경암 등 악성종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러니 못 보던 사마귀를 발견했다면 일단 병원으로 뛰는 게 상책.

강남 J 비뇨기과 박천진 원장은 성적으로 왕성한 젊은 남자들에게서 곤지름이 주로 발생한다고 말한다. “곤지름을 일으키는 HPV(인간 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성과 성접촉한 남성의 약 90~98퍼센트가 전염됩니다. 주로 성관계로 전파되지만 이 외의 경로로도 전파 될 수 있습니다.” 콘돔을 사용하면 감염 확률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고정 파트너가 아닌 다수와 관계할 때 곤지름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곤지름은 감염이 돼도 잠복기가 1~6개월에 달하고 증상 없이 평생 나타나지 않기도 하기 때문에 예방이 어렵다. 현재 가장 흔한 치료법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약제를 피부에 바르거나 전기 소작술을 통해 해당 부위를 태우는 방법이다. 1회 시술로 약 80퍼센트가 치료되지만 1년 후 약 30퍼센트가 재발한다. 치료 후 4개월간은 성생활을 자제하는 것이 좋고 관계를 하더라도 곤지름 부위를 다 덮을 만큼 콘돔을 덮어 씌워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것.

사실 더 끔찍한 성병을 고려하면 곤지름은 차라리 귀여운 수준이다. 문란한 성생활은 곤지름뿐 아니라 에이즈, 매독, 임질, 요도염, 헤르페스, 사면발이 등 각종 성병을 뷔페로 당신을 초대한다. 박천진 원장은 비뇨기과를 찾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남자들을 위해 최근에는 인터넷 성병 보기진단 프로그램도 생겨났다고 살짝 귀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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