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제이비뇨기과

임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는 20대 중반이다. 하지만 이 시기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학업과 직업교육을 받을 때여서 아이를 가질 여유가 없다. 남성은 30세가 지나면 생식능력이 서서히 저하된다. 아이를 원하는 부부의 90%는 1년 후에 임신한다. 그러니까 아이를 원하는데도 임신을 하지 못하는 부부가 열 쌍 중 한 쌍이 되는 셈이다.

열 쌍 중 한 쌍 임신 잘 안돼

불임 검사 중에서 정액 검사는 기본이다. 검사 결과 정자 수도 적고 속도도 지나치게 느리며 생김새도 이상한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나면 고환의 정맥류, 의학 용어로 정계정맥류(Spermatic Varicocele)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

태아의 고환은 원래 후복강의 콩팥 근처에서 형성됐다가 신생아 때 음낭으로 하강한다. 이런 이유에서 고환에 분포하고 있는 혈관은 콩팥과 복부에 있는 혈관과 연계돼 있다. 고환에 분포하는 정맥에 울혈이 생기면 이것을 정계정맥류라고 부른다.

보통 하지정맥류는 눈으로 쉽게 볼 수 있는데, 남성의 고환에 생기는 정맥류는 심할 때를 제외하고는 잘 보이지 않는다. 고환정맥류 열 중 아홉은 왼쪽에 생긴다. 약 10%는 양쪽에 생긴다. 왼쪽에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것은 왼쪽 고환정맥의 해부학적 혈액 경로로 설명할 수 있다.

왼쪽 고환정맥은 유난히 작고 그보다 훨씬 큰 왼쪽 신장의 정맥으로 이어진다. 갑자기 내경이 작은 정맥에서 혈액량이 많은 내경이 큰 정맥인 좌측 신장 정맥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정체가 일어난다.

이와 반대로 오른쪽 고환정맥은 예각으로 정상적인 고속도로로 진입하듯이 혈액의 흐름에 따라 복부 대정맥으로 정체 없이 자연스럽게 유입된다. 이 때문에 오른쪽 고환의 정맥류는 훨씬 더 드물다. 이런 정맥류는 어떻게 감지할 수 있을까.

3가지 주관적인 자각증상이 있다. 음낭에, 특히 왼쪽 부분에 무언가 물컹한 것이 만져진다는 주관적인 느낌이 있을 수 있고, 왼쪽 고환이 오른쪽보다 더 강하고 누워 있을 때보다 서 있을 때 불편함과 통증이 심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

만약 이 중 두 가지에 해당한다면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 진단은 무척 간단하다. 아프지 않게 음낭을 만져보는 것으로 족하다. 간혹 촉진으로 잘 감지되지 않는 정맥류는 컬러도플러초음파(혈관을 볼 수 있는 특수 초음파 검사)로 혈류 검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

정계정맥류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정계정맥류가 있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생식능력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많은 남성들이 높은 비율의 생식능력을 지닌다. 또 정맥류에 걸리고도 생식능력을 유지한다. 그러므로 모든 정계정맥류를 수술할 필요는 없다.

통상 아이를 원하는데 생식능력이 제한되거나, 이 때문에 불편하고 통증이 수반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이 수술은 경험 많은 노련한 비뇨기과 의사라면 안전하고 성공률이 높다.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면 열 명 중 일곱 명은 정자의 이동 능력을 회복하며 두 명 중 한 명꼴로 정자 수나 형태도 복원된다. 그러므로 정계정맥류는 성공적으로 치료를 받은 남성이 치료를 받지 않은 남성보다 임신이 잘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최근 많은 연구에 따르면 남성이 치료를 받은 부부들은 그렇지 않은 부부들에 비해 두 배의 임신율을 보인다. 만약 신혼 1년 차인데도 아이를 잘 갖지 못한다면 남성이 정액 검사와 간단히 음낭에 대한 정계정맥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검사 결과 정계정맥류라면 의사는 당신에게 적절한 수술 방법을 제안할 것이다.